정부는 9월 13일 부동산정책으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는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일부 서울 인근지역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되는데 대한 우려감으로 이번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나왔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주택시장 불안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협하며 근로의욕과 경제의지를 저해하고 자원배분을 왜곡하여 국민경제 전반의 활력을 저해하기 때문에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고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반응은 냉담하며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부동산을 전공한 전문가로서 9. 13 부동산정책에 대한 몇 가지 소고를 담아보고자 한다.
첫째, 정부 정책은 일관성있고 장중하여 국민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한번 정책을 입안하고 발표하면 비록 그것이 단기적으로는 비판을 받을지라도 장기적 안목하에 꾸준히 추진하고 개선하여 국민이 신뢰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정책이라는 것이 조령모개(朝令暮改)처럼 자주 바뀐다면 국민이 어떻게 정부를 믿고 정부의 정책을 따르겠는가?
문재인 정부는 집권한지 1년 남짓동안 무려 8번이나 부동산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거의 2달이 안되도록 한 번 꼴로 부동산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여 임대주택 등록시 지방세ㆍ양도세ㆍ임대등록세 등 감면을 확대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임대주택이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이번에는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이러한 혜택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즉 주택임대사업자가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내에 주택담보 임대시 사업자 대출을 LTV 40%, 임대업 대출용도외 유용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의 취득, 임대등록시 양도세를 중과하고 종합부동산세를 과세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그 누가 임대사업을 하려고 할 것인가? 임대주택을 장려한다고 한 것이 1년이 채 되지 아니하여 임대주택사업자가 투기의 주범으로 전락하는 이러한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정책이 어디에 있는가?
둘째, 정부정책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정책은 서울이라는 특정한 지역을 타깃으로 삼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을 잡겠다는 극히 지엽적인 정책이다.
부동산정책이 이와같이 특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실행될 경우, 그 반발심리는 오히려 더욱 커질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도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여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한다. 그 중심에 서을이라는 특정지역이 타깃이라는 것은 누가봐도 아는 사실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지방에 있는 사람들도 역으로 서울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심리를 주어 순효과보다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 부동산가격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서울지역은 공간적으로 제한되므로 주택을 신규로 공급하는 것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주택의 공급을 늘리려면 주택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집을 팔려고 내어놓아야 한다. 그런데 집을 팔려고 하여도 과도한 양도세 때문에 집을 팔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양도세 비과세 등과 같은 각종 혜택을 준다고 하니 너도나도 집을 사서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한 것이다. 또한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최소한 8년을 갖고 있어야 양도세가 감면받기 때문에 그 동안에는 기존주택의 공급을 기대할 수 없게된다. 이를 근본적으로 이를 해결하려면 임대주택이라는 개념자체를 없애야 하지 않을까?
넷째, 집을 팔려고 하여도 사는 사람이 있어야 팔 수가 있다. 이번 정책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아니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부동산 거래절벽을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 이번에 발표된 9. 13 주택정책을 보면 2주택 이상 보유세대는 규제재역내에 주택을 신규로 구입할 경우, LTV가 “0”이 되어 주택담보대출이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1주택 세대도 규제지역내에 주택을 신규로 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이사나 부모봉양 등으로 불가피한 사유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집을 사려면 그만큼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무주택자가 집을 산다는 것은 서울의 집값을 생각하면 그만한 돈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집이 있는 사람이 집을 사는 것은 돈이 있어서 살 수 있지만, 집이 없는 사람이 집을 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번 정책으로 인하여 집을 가진 사람은 집을 살 수 없도록 만들었으니 앞으로 누가 집을 살 것인가?
다섯째, 부동산정책은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동산 속성을 경험한 사람이 입안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실효성있는 정책이 된다.
그런데 이런 부동산이 돌아가는 사정을 전혀 모르는 책상에만 앉아있는 사람들이 부동산정책을 수립하니 수많은 시행착오만 발생하는 것이다. 국토부장관만 하더라도 그렇다. 국회 국토교통원회에서 부동산에 대한 지식을 터득한 것이 고작인 장관이 어떻게 민감한 부동산가격을 제어할 수 있단 말인가? 제발 부동산정책만이라도 탁상공론적인 입안자가 아니라 현장감각을 두루 갖춘 의견을 반영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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